정통 클래식 정공법·연주자들 완벽 조화 ‘성공적 데뷔’ [제1회 부산클래식음악제 결산]

[제1회 부산클래식음악제 결산]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금정문화회관서 총 7회 공연

클래식 갈증 관객들 열광적 반응 부산-전국·기성-신진 적절 안배 윤아인 피아니스트 성장 돋보여


부산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역사가 새겨졌다. 17일 심준호 & 부산신포니에타의 폐막 공연을 끝으로 성황리에 끝난 제1회 부산클래식음악제(BCMF) 이야기다.

이번 음악제는 코로나19로 지쳤던 부산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데 성공했고,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연주자들도 “내년 2회 음악제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벌써 주최측에 연락한다고 하니 부산클래식음악제가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다. ■클래식 축제 갈증 풀어준 무대 지난 2일 개막공연부터 17일 폐막까지 총 7회의 실내악 공연이 열렸다. 금정문화회관에 따르면 총 2회가 사전 매진(2일 조성현·한수진 & BCMF 오케스트라, 6일 4첼로 송영훈과 친구들)됐고, 2회(12일 김재원·윤아인 듀오, 16일 EOPO 앙상블)는 좌석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현장 매진에 가까웠다. 코로나19라는 대외적인 상황으로 좌석 거리 두기를 한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수치다.

취재진은 개·폐막 공연을 포함해 총 4회의 공연에 참석했다. 조성현 플루티스트,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 같은 스타 연주자가 협연한 개막공연의 열광적 반응이 무색하게 공연마다 다른 박수가 터져 나왔다. 단발성 공연이 아니라 연속성을 갖는 음악 축제에 목말라 있던 부산 관객의 욕구를 채워줬다.

사실 2일 열린 개막공연에서 첫 곡 연주를 들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로 관객 반응이 폭발적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익숙한 모차르트의 교향곡 제25번이 흘러나오면서 비교적 무난하게 출발했다. 이번 음악제를 위해 특별하게 구성된 소규모의 BCMF오케스트라의 연주이다 보니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압도적인 소리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다소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조성현 플루티스트의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제2번 연주, 부산 출신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의 피아졸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연주를 통해 부산클래식음악제의 정체성이 드러나면서 객석은 환호로 가득 찼다. 조성현의 연주는 플루트 매력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공연이었고, 한수진의 신들린 듯한 바이올린 연주는 피아졸라 곡의 매력에 새삼 빠지게 했다. 한수진 바이올리니스트는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날 이 곡을 처음 연주했다고 밝혔음에도 여러 번 연주한 곡처럼 소화해냈다. 관객의 열광적 박수는 덤이었다.



김재원&윤아인 듀오의 12일 공연은 스타 연주자의 탄생을 알렸다. 부산 출신으로 이번 음악제의 부감독이자 스위스 톤할레 오케스트라 부악장인 김재원 바이올리니스트와 현재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유튜브 스타’ 윤아인 피아니스트의 합작 무대였다. 라흐마니노프, 쇼숑, 그리그의 작품 연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가 나왔다. 앙코르 공연 후에도 박수가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공연장 불이 켜지기 전까지 관객이 떠나지 않는 이례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조희창 음악평론가는 “이미 검증된 김재원 바이올리니스트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윤아인 피아니스트의 성장이 돋보였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평할 정도였다.


■기성-젊은 연주자 완벽한 조화 음악계에서 꼽는 부산클래식음악제의 성공 이유는 크게 3가지다. 프로그램의 완결성, 부산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실력파 단체와 전국구 스타 연주자의 출연이 조화롭게 이뤄진 점, 금정문화회관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이번 음악제에는 부산피아노트리오(1962년 창단), 부산신포니에타(1986년 창단) 같은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부터 부산 실내악의 현세대를 대표하는 스트링 아데소까지 총 3팀의 부산 클래식 단체가 참여했다. 부산 단체들이 개별 연주를 할 때보다 음악제에 참여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많다. 폐막공연인 부산신포니에타와 심준호 첼리스트의 협연 공연에서는 모녀·부녀 연주자가 한 무대에 서 감동을 줬다. 모녀 사이인 부산신포니에타 리더인 김영희 바이올리니스트(전 부산대 교수)와 김재원 바이올리니스트, 부녀 사이인 노영훈·노지연 오보이스트가 한 무대에 나란히 섰다. 한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부산피아노트리오의 백재진 바이올리니스트(동의대 교수)와 BCMF 목관 5중주, EOPO 앙상블 등으로 무대에 오른 백동훈 클라리네티스트는 부자 사이다. 5일 열린 ‘하프시스와 BCMF 목관 5중주’ 공연 중 BCMF 목관 5중주가 연주하는 장면. BCMF 제공 김윤선 음악평론가는 “부산의 역사 깊은 단체와 후배 음악가가 한 무대에서 연주를 선보이면서 세대와 세대가 이어진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바흐의 브란덴브루크 협주곡 같은 익숙한 고전부터 피아졸라의 현대곡까지 레퍼토리 분배도 뛰어났다”고 전했다. 조희창 평론가는 “보통 음악제들이 프로그램에 크로스 오버를 편성하는 경우도 많은데 정통 클래식 위주로 정공법을 택했다”면서 “부산과 다른 지역 아티스트의 안배가 잘되었고 기성 연주자와 젊은 연주자를 과감하게 섞은 점도 훌륭했다”고 말했다. 대중성에도 신경을 썼다. 엄숙한 보통의 클래식 공연과 달리 앙코르 연주 때는 관객의 사진·동영상 촬영을 허용했다. SNS 시대에 관객의 욕구를 만족시킨 과감한 선택이다. 앵콜 때 촬영이 가능하니 관객의 호응도 더 높을 수밖에 없었다. 1회 음악제의 성공으로 앞으로가 더 중요해졌다. 주최 측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음악제’를 모토로 내년 1월 제2회 부산클래식음악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부산클래식음악제 오충근 예술감독은 “금정문화회관의 전폭적인 지원, 지역 기업의 후원, 관객의 열광적인 호응에 힘입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면서 “2회 음악제는 부산 작곡가의 창작곡을 포함하는 등 확장된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3181543238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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